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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스 칼럼

데이터와 AI의 함정

우리는 왜 여전히 판단을 잃고 따라가기 급급한가?

AI는 분명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높은 정확도로 예측하고, 사람처럼 말하며, 복잡한 문제에도 즉각적인 답을 내놓는다. 그러나 이 눈부신 발전 뒤에는 우리가 충분히 직시하지 못한 함정이 있다. 데이터와 AI에 더 의존할수록, 우리는 오히려 ‘판단’을 잃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원래 지식과 경험을 함께 활용해 판단해 왔다. 이론만으로는 현실을 설명할 수 없고, 경험만으로는 새로운 상황에 대응할 수 없다는 사실은 상식에 가깝다. 그런데 AI가 의사결정의 중심으로 들어오자, 판단은 점점 지식에서 멀어지고 과거 데이터로 환원된 경험에 과도하게 의존하게 되었다. 이것이 데이터와 AI의 함정이다.

보이는 근거가 판단을 대신하다

데이터는 강력하다. 숫자로 제시되고, 그래프로 시각화되며, 정확도와 확률이라는 지표로 설득력을 갖는다. 조직과 정책 결정 구조에서 데이터는 가장 안전한 근거처럼 보인다. 반면 지식은 가정과 전제, 구조와 해석의 형태로 존재하며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 설명하려면 시간과 이해가 필요하다.

그 결과 우리는 자연스럽게 보이는 근거를 선택한다. 판단은 점점 계산으로 대체되고, 지식은 참고 자료로 밀려난다. 이 순간부터 판단의 깊이는 얕아진다.

책임을 내려놓게 만드는 선택

데이터와 AI가 선호되는 이유는 합리성만이 아니다. 데이터는 책임을 분산시키기 쉽다. “데이터가 그렇게 나왔다”, “AI가 그렇게 예측했다”라는 말은 판단의 책임을 사람에서 시스템으로 이동시킨다.

반면 지식 기반 판단에는 해석이 개입되고, 그 해석에는 책임이 따른다. 판단이 틀리면 “왜 그렇게 생각했는가”라는 질문을 피할 수 없다. 데이터와 AI는 이 부담을 줄여준다. 그래서 우리는 점점 책임을 내려놓을 수 있는 판단 방식에 익숙해진다.

온톨로지와 월드모델, 그러나 판단은 여전히 비어 있다

데이터 기반 AI의 한계가 드러나자, 이를 보완하기 위한 시도로 지식그래프와 온톨로지가 등장했다. 개념과 관계를 구조화해 의미를 부여하고, 설명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접근이다. 문제의식 자체는 옳다. 그러나 많은 경우 온톨로지는 여전히 데이터에서 추출된 구조에 머문다. 무엇이 무엇인지는 설명할 수 있지만, 어떤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스스로 만들어보지는 못한다.

이후 등장한 월드모델 역시 중요한 진보다. 환경의 상태 변화를 내부적으로 표현하고, 행동에 따른 결과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러나 여기에도 분명한 선이 있다. 월드모델은 세상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를 보여줄 뿐, 그 변화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를 결정해 주지는 않는다. 계획과 탐색은 가능해졌지만, 판단과 책임은 여전히 공백으로 남는다.

예측과 판단은 다르다

데이터와 AI는 예측에 강하다. 하지만 예측이 곧 판단은 아니다. 판단에는 목적, 제약, 위험, 책임이 함께 들어간다. 확률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은 현실에 넘쳐난다. 예측을 판단으로 착각하는 순간, 우리는 판단의 주체에서 한 발 물러서게 된다.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인간은 원래 이렇게 판단해 왔다. 세상의 구조와 제약을 이해하고(지식), 실제 경험으로 이를 보정하며(경험), 머릿속이나 가상에서 선택의 결과를 그려본 뒤 결정한다. 이 세 가지가 함께 작동할 때 우리는 지혜로운 판단을 한다. 이것은 고급 사고가 아니라, 가장 기본적인 판단 방식이다.

BAS, 판단을 복원하는 기술

BAS(Big data + AI + Simulation)는 이 기본을 기술로 구현한 구조다. 데이터로 축적된 경험과 인간이 추상화한 지식을 결합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선택과 결과를 미리 시험한다. 행동 이전에 대안을 비교하고 위험을 평가함으로써, 판단을 검증 가능하고 책임 있는 과정으로 되돌린다.

이 구조 안에서 온톨로지와 월드모델은 비로소 제자리를 찾는다. 단독 해법이 아니라, 판단을 검증하는 전체 구조의 구성요소로 기능한다.

왜 BAS가 독파모와 소버린 AI의 핵심인가

우리나라가 독파모(독자 파운데이션 모델)과 소버린 AI를 이야기할 때, 초점은 단순히 “국산 모델”이나 “국내 데이터”에 있어서는 안 된다. 핵심은 이것이다.

이 AI가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는가, 그리고 그 판단을 우리가 통제하고 책임질 수 있는가.

데이터 기반 블랙박스 AI는 맞힐 수는 있어도 통제할 수는 없다. 특히 국방, 안보, 재난, 공공 의사결정처럼 실패 비용이 큰 영역에서는 이는 곧 국가 리스크로 이어진다. BAS는 지식과 경험을 결합한 가상실험을 통해 판단을 사전에 검증하고, 책임의 경계를 명확히 만든다.

또 하나의 현실적 이유도 있다. 우리는 데이터와 인프라 규모 경쟁에서 글로벌 빅테크를 따라가기 어렵다. 그렇다면 전략은 명확하다. 데이터의 양이 아니라 판단의 질에서 차별화해야 한다. BAS는 적은 데이터로도 경험을 가상으로 확장하고, 지식으로 보정하며, 시뮬레이션으로 검증할 수 있게 한다. 이는 우리에게 구조적 우위를 제공하는 몇 안 되는 선택지다.

결론: 소버린 AI는 판단 주권이다

데이터와 AI의 함정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판단을 내려놓은 우리의 선택이 만든 결과다.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과 소버린 AI가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얼마나 잘 맞히는가”가 아니라 “왜 그렇게 판단했는가”를 설명하고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그 기준을 순수한 우리 기술로 구현한 것이 BAS다.

BAS가 없는 독파모는 단지 우리 데이터로 학습한 AI에 그친다. 그러나 BAS가 결합된 독파모는 다르다. 그것은 우리 기준으로 판단하고, 우리가 통제하며, 우리가 책임질 수 있는 소버린 AI가 된다.

이제 질문은 분명하다. 우리는 더 많은 데이터와 답을 잘해주는 AI를 원하는가, 아니면 판단을 되찾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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