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스 칼럼
인공지능(AI)과 인간지능
데이터와 사유(思惟), 다양한 AI 패러다임 속에서 인간과 AI의 지능적 판단
인간지능과 AI의 본질적 차이
AI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AI는 지능인가?”라는 근본적 질문 앞에 서 있다. 최근 등장한 거대 모델들은 방대한 데이터와 GPU 자원으로 학습해 놀라운 성능을 보여주지만, 이것이 인간지능과 같은 ‘판단’과 ‘사유’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딥러닝과 트랜스포머 모델은 입력된 데이터를 통계적으로 가공해 가장 가능성이 높은 출력을 예측하는 정보처리 시스템이다. 더 많은 데이터와 연산 자원을 투입하면 성능은 향상되지만, 인간의 사유와 목적 지향적 판단을 수행한다고 보기 어렵다.
반면, 인간은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판단하고, 경험이 제한적이어도 추론하며, 제약된 환경에서도 의미와 목적을 고려해 결정을 내린다. 인간지능의 핵심은 사유 구조, 개념화 능력, 의미 기반 추론, 목적 지향적 판단에 있다.
철학자들이 탐구한 인간지능의 본질, 즉 “사유하는 능력”이 바로 그것이다. 데카르트가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고 한 것도 인간 존재의 증거로 사유 능력을 강조한 사례다. AI와 인간지능의 차이는 단순히 데이터와 연산 능력의 유무를 넘어, 사유와 목적 지향적 판단 구조에 있다.
GPU와 데이터가 풍부한 것은 구현에 도움이 되는 자원일 뿐, 지능의 본질을 결정하는 요소는 아니다. 인간지능은 거대한 GPU도, 방대한 데이터도 갖고 있지 않지만 새로운 상황을 이해하고 적응하며 문제를 해결한다. 따라서 GPU나 데이터가 없다고 AI를 구현할 수 없다면, 그것은 AI의 한계가 아니라 AI 전문가의 한계일 뿐이다. 진정한 AI 전문가는 자원 제약 상황에서도 지능을 구현할 수 있어야 하고, 다양한 AI 패러다임을 이해하며, 문제에 맞는 지능 구조를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연역과 귀납, 그리고 VUCA 환경
인공지능과 인간지능을 이해할 때, 연역적 접근과 귀납적 접근의 차이가 중요하다. 연역적 접근은 일반 원리와 구조에서 구체 사례를 추론하는 방식이다. UAF, MOF처럼 철학적 사고와 시스템 사고를 참고해 모델을 설계하는 것과 유사하며, 논리적 일관성과 목적 지향성을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귀납적 접근은 구체 사례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일반 원리를 도출한다. 딥러닝과 데이터 기반 온톨로지 생성과 유사하며, 현실 경험과 패턴 학습에 강점이 있지만 의미와 목적 이해는 부족하다.
하지만 VUCA, 즉 변동성과 불확실성, 복잡성, 모호성이 심화된 환경에서는 귀납적 접근만으로는 위험이 크다. 과거 데이터와 경험이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하고, 정보가 불완전하거나 관계가 복잡하며, 데이터만으로 의미를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 많다. 따라서 연역적 구조와 결합해 목적과 의미를 중심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온톨로지, 에이전트 AI, 피지컬 AI, 디지털트윈
현실과 가상 세계를 통합하는 기술 없이는 AI가 인간 수준의 판단과 행동을 구현하기 어렵다. 온톨로지는 지식 구조와 의미 기반 추론을 제공하며, 단순 데이터 학습만으로는 인간 수준 판단을 구현할 수 없다. 목적과 관점을 반영해 AI의 사고 틀을 정의하는 역할을 한다. 에이전트 AI는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목표 달성을 추구하고, 의미와 목적 기반 행동을 가능하게 한다. 피지컬 AI는 로봇, 자율주행, 산업 기계 등 실제 환경에서 작동하며, 디지털트윈과 결합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
디지털트윈은 단순한 모델링 기술을 넘어, 모델링·시뮬레이션(M&S)과 ICT 기술의 융합을 통해 진화했다. 현실 시스템을 실시간으로 가상 모델과 연결해, 에이전트 AI는 가상 환경에서 행동 결과를 미리 실험하고 학습하며, 피지컬 AI는 위험하거나 비용이 큰 실험을 가상에서 수행하고 현실에 적용할 수 있다.
모델링·시뮬레이션은 인간의 사고를 확장하며, 위험하거나 복잡한 현실 환경을 가상에서 실험하고 선택 가능한 행동을 평가하여 지혜로운 판단을 가능하게 한다. 결국, 에이전트 AI와 피지컬 AI가 인간 수준의 판단과 행동을 수행하려면 디지털트윈과 M&S, ICT의 융합이 필수적이다. 이는 단순 데이터 학습을 넘어, 의미와 목적, 환경 적응 능력을 갖춘 지능을 구현하는 핵심 구조다.
결론: 인간과 AI의 지능적 조화
AI는 인간지능을 모방하고 보조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지만, 인간지능의 핵심인 사유와 목적 지향적 판단은 단순 데이터와 연산 능력만으로 구현할 수 없다. VUCA 환경에서 안전하고 의미 있는 판단을 위해서는 연역적 구조를 통한 철학적 사고와 목적 지향적 설계, 귀납적 학습을 통한 데이터 기반 경험, 그리고 온톨로지와 에이전트·피지컬 AI, 디지털트윈과 모델링·시뮬레이션이 조화롭게 결합되어야 한다. 이렇게 해야 AI는 인간의 사고를 보조하고 확장하며, 급변하는 환경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판단과 지혜로운 행동을 가능하게 한다.
그렇다면 GPU나 데이터가 없다고 AI를 구현할 수 없을까. AI는 왜 필요한가. 이 질문이 결국 인간지능과 AI의 관계를 이해하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성찰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