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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스 칼럼

지식과 지혜, 그리고 AI
지식이 많으면 지혜로워질까?

박학다식(博學多識)한 AI의 등장

 

생성형 AI는 이제 우리 삶 깊숙이 들어와 있다. 텍스트와 이미지, 음악, 영상, 코드까지 척척 만들어내는 모습은 그야말로 박학다식하다. 인간이 평생 배우고 익혀도 따라가기 힘든 수준이다. 그러나 분명히 해야 할 점이 있다. AI가 내놓는 것은 어디까지나 조작을 통한 생성이지, 스스로의 목적을 갖고 무언가를 창조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무엇을 묻는가

 

사람들이 AI에게 던지는 질문은 크게 두 갈래다. 어떤 이는 목적을 묻는다.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같은 존재론적 질문이다. AI는 다양한 시각과 사례를 제시할 수 있지만, 그 답에 의미를 부여하고 방향을 정하는 것은 인간의 몫이다. 또 어떤 이는 지식을 묻는다. 과학, 역사, 기술, 법률 등 방대한 정보를 얻고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다. AI가 제시하는 답은 빠르고 편리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할지는 인간이 책임져야 한다.

 

 

에이전트 AI와 피지컬 AI의 자율성

 

최근 등장하는 에이전트 AI와 피지컬 AI는 한 발 더 나아간다. 단순히 지시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인식하고 상황에 맞게 스스로 판단과 행동을 이어간다. 예를 들어, 에이전트 AI는 사용자의 요구를 분석해 여러 도구를 결합해 문제를 해결하고, 피지컬 AI는 로봇 청소기나 자율주행차처럼 주변을 인식해 최적의 경로와 행동을 선택한다. 그러나 이들의 자율성은 어디까지나 프로그래밍된 규칙과 학습된 데이터 안에서의 기능적 자율성이다. 인간처럼 스스로 목적을 성찰하거나 존재 이유를 고민하는 철학적 자율성은 아니다.

 

가상실험의 의미

 

AI 활용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가상실험(virtual experiment)이다. AI는 방대한 데이터와 계산 능력을 바탕으로 수많은 시나리오를 모의 실험할 수 있다. 신약 개발에서는 후보 물질을 실제 임상에 앞서 가상환경에서 검증하고, 자율주행차는 실제 도로에 투입되기 전 수천만 번의 시뮬레이션을 거친다. 정책 결정이나 산업 전략도 AI 기반 가상실험을 통해 사회적 파급효과를 미리 점검할 수 있다. 가상실험은 곧 AI의 지식과 인간의 지혜를 연결하는 다리다.

 

활용과 역효과, 그리고 BAS 기술

 

AI는 창작 도구, 학습 파트너, 정서적 위로자 등 무궁무진하게 활용된다. 정부와 기업은 행정 효율화와 서비스 혁신에 적극 활용한다. 하지만 역효과도 존재한다. 잘못된 정보가 혼란을 부르고, 일자리와 창작의 가치가 위협받으며, 데이터 편향은 차별적 결과를 낳는다.

 

여기서 등장하는 해결책이 BAS 기술이다. BAS는 Big Data + AI + Simulation의 융합을 통해 AI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현실 세계의 복잡한 문제를 안전하게 다룰 수 있도록 한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고, 시뮬레이션으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증하며, AI의 판단과 행동을 인간 목적과 정렬시키는 방식이다. BAS는 AI 역효과를 최소화하고, 인간과 AI가 함께 지혜롭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이다.

 

 

지식과 지혜의 차이

 

지식은 사실과 정보를 아는 것이지만, 지혜는 그 지식을 맥락에 맞게 해석하고 옳은 선택을 내리는 능력이다. AI는 지식을 무한히 제공할 수 있고, 에이전트 AI나 피지컬 AI는 그 지식을 바탕으로 자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그러나 지혜는 인간만이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이다.

 

인간의 몫

 

결국 AI 시대의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인간이다. AI가 아무리 박학다식하고 자율적이어도, 그 답에 의미와 방향을 부여하는 것은 인간이다. AI에게 무엇을 묻고, 그 답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성찰이야말로 우리가 지식을 지혜로 바꾸는 길이며, AI와 공존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핵심 과제다.

 

그리고 기억해야 할 점이 하나 있다. 아는 것은 유한하고, 모르는 것은 무한하다. 인간은 AI가 알려주는 방대한 지식 속에서 유한한 정보를 선택하고, 자신이 모르는 무한한 영역을 탐구하며 지혜를 쌓아야 한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지식이 많지 않아도 지혜로운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경험과 직관, 공감력, 상황 판단 능력 같은 요소가 더해질 때, 인간은 데이터와 논리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독창적이고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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