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스 칼럼
피지컬 AI 시리즈 1탄
왜 지금, 피지컬 AI를 다시 묻는가
지능의 시대를 넘어, 책임의 시대로
피지컬 AI(Physical AI, PAI)는 요즘 가장 많이 소비되는 기술 키워드 중 하나다. 로봇, 자율주행, 휴머노이드, 산업 자동화까지, 거의 모든 영역에서 “이제 AI가 판단하고 움직인다”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묻고 싶다.
정말로 맡겨도 되는가?
피지컬 AI는 새로운 기술 유행이 아니다. 이는 인간이 직접 수행해 온 판단과 결정을, 실제 물리 세계에서 기계에 위임하기 시작한 인류사적 전환이다. 그리고 그 전환의 본질은 ‘지능’이 아니라 책임의 이전이다.
한국디지털트윈연구소는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한국디지털트윈 연구소는 VUCA가 심화되고 있는 시대에 세상과 사람을 이롭게 하기 위하여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들을 단순화하여 지혜롭게 해결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KAIST 김탁곤 교수가 40여 년간 연구해 온 전자공학과 컴퓨터공학을 기반으로 한 시스템공학, 모델링, 시뮬레이션, 그리고 검증 가능한 의사결정의 철학이 그 토대다.
이 피지컬 AI 시리즈는 기술 홍보도, 트렌드 요약도 아니다. “피지컬 AI를 실제 세상에 쓰기 위해 무엇이 빠져 있는가”를 끝까지 묻고 올바로 가기 위한 글이다.
피지컬 AI 논의가 불편해지는 지점
지금의 피지컬 AI 논의는 대부분 여기서 멈춘다. 얼마나 잘 학습했는가, 얼마나 사람처럼 움직이는가,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는가.
그러나 물리계를 상대하는 순간, 질문은 달라진다. 오작동하면 누가 책임지는가? 판단의 근거는 설명 가능한가? 같은 상황에서 같은 결정을 한다는 보장은 있는가?
이 질문들 앞에서 많은 데모와 성능 지표는 침묵한다. 문제는 기술이 덜 똑똑해서가 아니다. 검증의 언어로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능’이 아니라 ‘판단’을 다룬다
이 시리즈에서 다루는 핵심은 지능이 아니다. 판단과 책임이다. 학습된 AI는 잘 맞출 수 있다. 그러나 책임질 수 있는 판단은 다르다. 책임을 지기 위해서는 최소한 세 가지가 필요하다.
1. 판단이 어떤 구조 안에서 이루어졌는지 설명 가능해야 하고
2. 극단적 상황에서도 시스템이 무너지는지 아닌지 검증 가능해야 하며
3. 실패 가능성이 사전에 분석되고 관리되어야 한다
이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는 판단은, 아무리 똑똑해 보여도 물리계에 투입될 수 없다.
왜 디지털트윈과 시스템 모델링인가
한국디지털트윈연구소가 피지컬 AI를 다루는 방식은 명확하다. AI를 더 키우는 것이 아니라, AI를 가둘 구조를 먼저 만든다. 디지털트윈, 모델, 시뮬레이션은 시각화를 위한 도구가 아니다. 판단을 구조화하고, 상태공간을 드러내며, 검증 가능한 질문을 던지기 위한 언어다.
이 언어가 없으면 피지컬 AI는 설명되지 않는다. 설명되지 않는 판단은 책임질 수 없다. 책임질 수 없는 자율성은 환상에 불과하다.
이 피지컬 AI 시리즈가 제시할 것
이 시리즈는 다음을 하나씩 분해해 나갈 것이다.
1. 피지컬 AI에서 말하는 ‘자율성’은 무엇이며, 왜 오해되고 있는가
2. 강화학습 기반 PAI가 구조적으로 넘지 못하는 한계는 무엇인가
3. Run Time Assurance(RTA)는 왜 충분조건이 될 수 없는가
4. BAS(Big Data + AI + Simulation) 모델링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5. 그리고 왜 자율성은 학습이 아니라 검증에서 완성되는가
이 글들은 결론을 서두르지 않는다. 대신 끝까지 묻는다.
우리는 다시 정의하려 한다
피지컬 AI는 기술 문제가 아니다. 판단을 어디까지 맡길 수 있는가에 대한 사회적·공학적 합의의 문제다. 이 시리즈는 그 합의에 필요한 최소한의 기준을 제시하려 한다. 화려한 미래보다, 실제로 책임질 수 있는 현재를 위해.
다음 글에서는 가장 먼저 이 질문부터 다룬다.
“자율성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는 그 단어를 너무 쉽게 쓰고 있지는 않은가.”
– 2탄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