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스 칼럼
디지털트윈 이야기 56부
실수에도 무너지지 않는 시스템
2025년 07월 16일
실수란 조심하지 않아 생긴 잘못이라고 정의되지만, 실상은 조심해도 생긴다. 그게 인간이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한다. 아무리 신중하고 경험이 많아도 예측하지 못한 상황 앞에선 실수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실수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실수를 어떻게 다루고 회복하며 더 나은 방향으로 전환하는가이다.
군은 전쟁에 대비해 우수한 무기 체계를 개발하고, 완벽에 가까운 작전 계획과 전술을 마련하며, 반복된 훈련을 통해 준비한다. 하지만 실전은 훈련과 다르다. 예측하지 못한 돌발 상황이 발생하고, 계획은 흐트러지며, 사람은 실수한다. 재난안전이나 기후위기 대응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많은 데이터를 모으고 최적의 알고리즘으로 시뮬레이션하더라도, 현실은 수많은 변수와 제약 조건을 내포하고 있으며, 완전히 예측할 수 없는 사건이 발생한다.
회복탄력성, 지속가능성을 설계하라
그렇기에 오늘날의 시스템은 완벽함보다는 회복탄력성과 지속가능성을 중심 가치로 삼아야 한다. 실수를 전제로 설계하고, 실수 이후에도 빠르게 복구하고 더 강인하게 진화할 수 있어야 한다. 단지 잘 작동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실수해도 무너지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
신뢰성·안전성·효과성, 그리고 그것을 측정하는 방법
이를 위해 필요한 조건이 바로 신뢰성과 안전성, 그리고 효과성이다. 신뢰성은 시스템이 일정한 품질과 성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능력이고, 안전성은 위험을 최소화하며 사람과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는 능력이며, 효과성은 시스템이 의도한 목적을 실제로 달성하는 능력이다.
그러나 이 세 가지 특성은 주장이나 선언만으로 확보되지 않는다. 실제 상황에서 얼마나 달성되고 유지되는지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계속 최적화해야 한다. 여기서 핵심이 되는 도구가 바로 MOE, 즉 효과성 측정지표와 MOP, 즉 성능 측정지표다. MOE는 시스템이 목적을 얼마나 잘 달성하고 있는지를 판단하고, MOP는 시스템이 설계된 성능을 얼마나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지를 평가한다.
이러한 접근은 시스템의 총수명주기 동안 지속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 설계, 개발, 시험, 운영, 유지보수, 폐기에 이르기까지 MOE와 MOP를 통해 시스템을 관찰하고, 학습하며, 최적화해 나가야 한다. 그것이 시스템이 예측 불가능한 현실에서도 살아남고 진화하는 방법이다.
특히 국방, 재난, 기후위기처럼 실패가 생명과 직결되는 분야에서는 이러한 시스템적 접근이 선택이 아닌 필수다. 디지털 트윈 기반의 시뮬레이션과 가상 실험은 다양한 조건과 시나리오를 통해 실수를 미리 체험하고 대비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도 하다.
국가도 하나의 시스템이다
그리고 이 원리는 국가 운영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국가는 사람, 조직, 정책, 기술, 자원이 복잡하게 상호작용하는 거대한 복합 시스템이다. 정치, 국방, 외교, 경제, 교육, 산업, 복지 등 모든 분야에서 예상하지 못한 변수와 실수가 끊임없이 발생한다. 완벽한 국가는 없다. 중요한 것은 실수를 인정하고, 회복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운영 체계를 갖추는 일이다.
그러므로 국가 시스템 또한 회복탄력성과 지속가능성을 목표로 삼고, 그 기반 위에 신뢰성, 안전성, 효과성을 확보하며, 이를 MOE와 MOP로 측정하고 최적화하는 체계적 접근이 필요하다.
실수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실수를 인정하고, 견디고, 회복하고, 진화하는 시스템만이 미래를 준비하고, 사람을 지키고, 조직을 지속 가능하게 만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