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스 칼럼
AI 시대, 우리가 귀 기울여야 할 것
2025년 11월 04일
“거짓은 항상 시끄럽고, 진실은 항상 조용하다.”
정보가 넘쳐나는 오늘날, 이 말은 점점 더 현실적인 의미를 갖는다. 진실은 스스로 소리치지 않는다. 조용히,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킬 뿐이다. 반면 거짓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자극적으로 외치고, 감정을 흔들고, 주목받기를 원한다.
특히 인공지능이 점점 더 많은 정보의 문지기 역할을 하게 되면서, 이 말은 기술적 맥락에서도 새로운 의미를 띤다.
AI는 진실을 말하는가?
우리는 종종 AI가 객관적이고 공정할 것이라는 환상을 품는다. 하지만 AI가 학습하는 데이터는 이미 세상의 편향과 거짓으로 물들어 있다. 온라인 상에서 더 많이, 더 빠르게 퍼지는 정보는 대부분 자극적이고 단순화된 주장들이고, 그 중 상당수가 왜곡되거나 거짓이다.
AI는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한다. 즉, 인간이 만들어 놓은 시끄러운 거짓이 AI의 언어가 된다. 우리는 AI가 진실을 말해주기를 바라지만, 그것은 애초에 어떤 질문을 던졌는가, 어떤 데이터를 주었는가, 그리고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결국 AI는 진실을 자동으로 찾아주는 ‘진리의 기계’가 아니다. 그냥 질문에 답을 잘하도록 설계된 도구일 뿐이다. 진실을 말하게 하려면, 우리가 먼저 진실에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시끄러운 거짓을 증폭할 것인가, 조용한 진실을 확대할 것인가
AI는 기술적으로 거짓과 진실을 구분하지 않는다. 조회수 높은 영상, 클릭 많은 뉴스, 감정을 자극하는 게시글… 이런 것들이 우선순위를 차지한다. 알고리즘은 인간의 주목을 먹고 자라기 때문이다. 이 구조 안에서 조용한 진실은 점점 더 들리지 않는 존재가 된다.
여기서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분명하다. 우리는 AI를 통해 어떤 세상을 만들고 싶은가? 시끄러운 거짓을 더 멀리 퍼뜨리는 메가폰으로 만들 것인가, 아니면 조용한 진실을 증폭시키는 확성기로 만들 것인가?
그 선택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몫이다.
진실에 가까워지는 기술 — BAS와 디지털트윈
우리는 지금 단순한 데이터 분석과 예측을 넘어서야 한다. 현실의 문제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실험하고, 설명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Big Data + AI + Simulation, 즉 BAS 기술이다.
BAS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AI로 분석한 뒤, 디지털트윈을 통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하며 실제를 검증할 수 있게 한다. 단순한 추측이 아닌, 원인과 결과를 명확히 확인하고,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XAI)을 통해 믿을 수 있는 해답에 접근하게 해준다.
이런 기술적 접근은 단순히 ‘정답’을 빠르게 찾는 것을 넘어,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을 가능하게 한다. 조용한 진실이 마침내 스스로 말할 수 있게 되는 도구. 그것이야말로 AI 시대에 우리가 진정 지향해야 할 방향이다.
거짓은 시끄럽고, 진실은 조용하다.
AI 시대에도 이 원리는 바뀌지 않는다. 오히려 기술의 발전 속에서 우리는 더더욱 진실에 귀 기울이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리고 AI를 진실을 위한 도구로 만들기 위해서는, 질문하는 인간이 먼저 진실을 향해 있어야 한다.
AI는 도구다. 문제는 언제나, 그 도구를 쥔 사람의 의도와 기준이다.
우리가 소음을 키울 것인가, 신호를 들을 것인가.
그 선택 앞에 우리는 지금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