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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스 칼럼

DEVS 방정식

2025년 11월 06일

오늘날 우리 삶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교통, 스마트시티, 의료, 군사 등 수많은 시스템이 동시에 움직이며 변화를 만들어낸다. 이 복잡한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고 통제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도전이다.

 

많은 사람이 ‘복잡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단순하다. 그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어떤 일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알면 훨씬 쉽고 명확하다. 반대로 모르면 복잡하고 막막하게 느껴진다.

 

바로 이 점에서 DEVS 방정식이 큰 힘이 된다. 처음 접하면 어렵고 생소해 보이지만, 한 번 이해하면 복잡한 시스템도 훨씬 쉽게 다룰 수 있게 해주는 ‘힘 있는 도구’다.

 

DEVS는 무엇인가?

DEVS는 ‘Discrete Event System Specification’의 줄임말로, ‘이산 이벤트 시스템을 수학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이다.

 

쉽게 말해 시스템이 어떤 입력을 받고, 상태가 어떻게 변하며, 어떤 출력을 내는지를 세 가지 변수집합과 네 가지 함수, 즉 ‘3S4F’로 정리하는 구조다.

 

3S(세 가지 변수집합) : 입력(X), 내부상태(S), 출력(Y)

 

4F(네 가지 함수):

  • 외부천이함수(δext): 외부 입력이 들어왔을 때 상태 변화
  • 내부천이함수(δint): 시간이 흐르거나 내부 조건에 따른 상태 변화
  • 출력 함수(λ): 상태 변화 직전에 내보내는 출력
  • 시간전진함수(ta): 현재 상태를 얼마나 오래 유지할지 결정

이 7가지 구성요소 3S4F가 모여 시스템 변화의 모든 과정을 빠짐없이 담아낸다. 처음 보면 복잡해 보이지만 하나씩 익히면 시스템 동작 원리가 훤히 보인다.

 

왜 수학방정식으로 표현할까?

 

수학방정식은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것은 ‘모르기’ 때문이다.

수학방정식은 복잡한 현실을 간단명료하고 완전하게 표현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다. 말이나 그림보다 명확하며, 같은 조건에서는 언제나 같은 결과를 준다.

 

그래서 누구나 믿고 반복해서 실험할 수 있다.

 

한번 익히면, 복잡한 시스템도 ‘막막한 문제’에서 ‘명확히 이해할 수 있는 문제’로 바뀐다. 즉, 아는 만큼 쉬워진다.

DEVS와 미분방정식, 무엇이 다를까?

 

미분방정식은 17세기 뉴턴과 라이프니츠가 미적분학을 창시하며 그 초석이 놓였다. 하지만 이 개념이 과학과 공학 분야에 보편적으로 자리 잡기까지 200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미분방정식은 자동차가 부드럽게 속도를 바꾸거나, 온도가 서서히 오르는 등 시간에 따라 ‘연속적으로’ 변하는 현상을 모델링한다.

반면 DEVS는 ‘딱딱 끊기는 순간’, 즉 ‘이산 이벤트’에 집중한다.

 

예를 들어 버튼을 누르는 순간, 신호등이 바뀌는 순간처럼 상태가 순간적으로 바뀌는 것이다.

 

현실에서는 연속과 이산 이벤트가 섞여 있기 때문에 미분방정식과 DEVS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널리 활용된다.

 

미분방정식이 자연과학과 공학을 혁신했다면,

DEVS는 디지털 트윈, 스마트 시스템, AI 시대에 맞는 복잡한 이산 이벤트 시스템을 명확히 이해하고 미래를 시뮬레이션하는 새로운 ‘언어’가 될 것이다.

 

AI 시대에 DEVS가 왜 중요할까?

AI는 과거 데이터를 학습해 ‘답’을 찾아내지만,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설명하기 어렵고, 완전히 새로운 상황을 다루는 데 한계가 있다.

반면 DEVS는 시스템이 ‘왜’ 그렇게 움직이는지 원리를 명확히 보여준다. 그래서 AI가 만들어낸 결과를 검증하고, 미래 시나리오를 직접 실험하는 데 필수적이다.

 

결론: 아는 게 힘이다

 

복잡한 시스템이 막막하게 느껴진다면, 그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DEVS 방정식은 복잡함 뒤에 숨은 원리를 밝혀내, 아는 만큼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돕는다.

 

미분방정식이 인류 역사의 큰 변화를 이끌었듯, DEVS도 앞으로 수십 년에 걸쳐 점점 더 많은 분야에서 복잡한 세상을 이해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데 핵심 도구가 될 것이다.

 

처음은 낯설고 어려워도, 익히면 ‘복잡함의 벽’을 넘어설 힘이 된다. 복잡한 세상을 현명하게 설계하고 싶다면, ‘아는 것’부터 시작하자.

DEVS 방정식이 그 첫걸음이 되어줄 것이다. 아는 만큼 쉽고, 모르면 어렵다.

 

복잡함을 헤쳐 나가는 힘, DEVS 방정식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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