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스 칼럼
소버린 AI – 기술 주권을 넘어,
국민 행복과 국가 발전으로 가는 길
2025년 07월 21일
최근 ‘소버린 AI’가 주요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개념은 여전히 모호하다. 어떤 이는 국산 AI 기술의 확보로 이해하고, 또 어떤 이는 외국 기업 의존을 줄이기 위한 보안 대책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진정한 소버린 AI는 단지 기술의 자립이나 클라우드 국경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소버린 AI란 한 국가 또는 조직이 AI 기술을 단순히 보유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 설계하고 운용하며 통제할 수 있는 실질적 주권을 확보하는 것을 뜻한다. 이 말은 곧, AI가 누구의 목적에 따라, 누구의 책임 아래 운용되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을 내포한다.
모델에 대한 주권, 소버린 AI의 핵심
AI는 결국 ‘모델’을 통해 현실에 작동한다. 데이터를 학습하여 패턴을 찾는 통계적 모델부터, 사람이 지식을 정리하여 논리로 구성한 지식 기반 모델, 그리고 이를 융합한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다양한 모델이 존재한다. 특히 국방, 의료, 법률, 공공 정책처럼 민감하고 복잡한 분야에서는 단순한 데이터 기반 학습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진정한 소버린 AI는 데이터뿐 아니라 지식, 그리고 이 둘을 어떻게 통합할 것인지에 대한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
이는 곧 문제를 정의하고, 목적에 맞는 모델을 설계하며, 그 결과에 책임지는 능력과 체계를 의미한다.
빅데이터와 AI의 한계: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우리는 종종 AI가 모든 것을 해결해줄 것처럼 기대하지만, 복잡하고 불확실한 현실 앞에서 데이터와 알고리즘만으로는 한계가 존재한다.
자연과학이 보여주는 도플러 효과나 양자역학의 불확정성 원리처럼, 관찰된 데이터는 본질의 일부에 불과하다.
정치, 경제, 사회, 군사 문제는 더욱 그렇다.
다양한 요소가 상호작용하며 예측 불가능한 방식으로 전개되는 이 영역에서,
AI는 단순한 예측을 넘어 복잡성을 이해하고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BAS: 소버린 AI를 위한 필수 기반
이런 배경에서 우리는 BAS 기술(Big data + AI + Simulation)에 주목해야 한다.
BAS는 단순한 패턴 추출을 넘어, 현실의 복잡한 구조와 동역학을 반영한 가상 실험을 통해 대안을 설계할 수 있게 해준다. AI가 예측만이 아닌 설계와 결정까지 도울 수 있으려면, 반드시 시뮬레이션과 결합되어야 한다.
소버린 AI가 진정한 국가 발전과 국민 행복에 기여하려면, 단지 기술을 확보하는 것을 넘어, 국가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정의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해법을 설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BAS는 기술 자립을 넘어선 정책 자립, 판단 자립, 결정 자립의 핵심 기반이 될 것이다.
규제가 아닌 신뢰, 통제가 아닌 자율
소버린 AI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누가 AI를 통제하고, 그 결과에 책임지는가?”라는 질문을 피할 수 없다.
만약 이 통제가 정부와 공공기관의 일방적 권한 행사로 귀결된다면, 이는 결국 시장과 시민의 자율성을 위축시키고 혁신을 가로막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현재 우리나라 AI 산업이 부진한 원인은 인력이나 기술 부족이 아니라, 응용 시장의 부재에 있다.
의료는 수가 통제로, 금융은 관치경제로, 유통과 공유경제는 과도한 규제로 묶여 있다. AI로 만든 제품과 서비스를 실제로 써줄 곳이 없기에, 기업의 투자도 위축되고 인재도 떠나는 것이다.
또한, AI에 대한 과도한 환상도 문제다. 기술이 자동으로 성과를 낼 거라는 기대는, 문제 정의와 데이터 품질, 도메인 이해 등 핵심 요소들을 소홀히 하게 만든다.
소버린 AI가 가야 할 길
소버린 AI는 국산화나 폐쇄적 통제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기술과 지식에 대한 주권적 이해와 책임, 그리고 그것을 국민 삶의 질 향상에 연결짓는 사회적 설계를 뜻한다.
이때 필요한 것은 정책과 기술, 시민과 시장이 조화를 이루는 통합적 비전이다.
따라서 소버린 AI는,
- 기술의 독립성만이 아니라
- 문제 해결 중심의 응용력,
- 신뢰 기반의 설계 역량,
- 복잡한 상황을 다룰 수 있는 판단 능력까지 포함되어야 한다.
AI는 수단입니다. 우리가 해결하려는 문제, 지향하는 가치, 그리고 이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더 중요합니다.
소버린 AI는 그 길을 가능하게 하는 국가적 인프라이자 철학적 선언이어야 합니다.
대통령이 강조하는 ‘국민 행복’과 ‘지속 가능한 국가 발전’을 실현하는 데 있어,
소버린 AI는 핵심 전략 중 하나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