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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스 칼럼

현실태와 가능태

2025년 10월 27일

현실태와 가능태 ― 디지털트윈으로 바라본 현실과 잠재력

현실태(現實態, actual state)는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마주한 구체적이고 실재하는 상태다. 관찰과 측정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현재 시스템의 모습이자, 과거의 선택과 행동이 축적된 결과다. 다시 말해, 현실태는 우리가 어떤 환경에 놓였고, 그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해왔는가에 따라 만들어진 일종의 ‘적분값’이다.

 

반면, 가능태(可能態, potential state)는 아직 실현되진 않았지만, 어떤 조건이 충족되면 현실화될 수 있는 잠재적 상태를 의미한다.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둘을 명확히 구분하면서 “사물의 변화는 가능태에서 현실태로의 이행”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씨앗이 나무가 되는 과정을 예로 들며, 가능태는 단순한 공상이 아니라 실현 가능한 방향성과 잠재성을 품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실태와 가능태를 구분하는 통찰은 단순한 철학적 개념에 머물지 않는다. 지금 우리가 직면한 현실이 바람직하지 않다면, 그것이 어떤 사람의 잘못 때문인지 따지기에 앞서, 시스템의 구조적 관점에서 점검해야 한다. 어떤 외부 입력(시장, 기술, 사회적 요구 등)이 있었고, 그에 대해 우리 내부의 시스템 구성요소인 People, Products, Processes—즉 3P가 어떻게 반응했는지를 분석해야 한다.

 

ㆍPeople: 누가 어떤 사고방식과 역량으로 판단하고 행동했는가

ㆍProducts: 우리의 제품, 서비스, 시스템은 어떤 구조와 한계를 가졌는가

ㆍProcesses: 어떤 절차와 메커니즘이 작동했는가

 

이 세 가지 관점이 얽혀 있는 현실태를 면밀히 들여다보면, 단순한 결과 뒤에 감춰진 원인을 꿰뚫어볼 수 있다.

이러한 분석 위에 우리는 가능태를 탐색할 수 있다. 가능태는 막연한 희망이나 공상이 아니다. 그것은 지금의 현실을 직시한 상태에서 “무엇이 가능할 수 있는가”를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실험하는 과정이다. 여기서 디지털트윈과 시뮬레이션은 매우 강력한 도구다.

 

디지털트윈은 현실태를 정량적이고 구조적으로 모델링하여, 변화의 출발점을 정확히 설정해준다. 시뮬레이션은 다양한 가능태 시나리오를 가상의 공간에서 실험해보고, 어떤 경로가 바람직한지를 검증할 수 있게 해준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가능태를 현실로 전환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전략을 도출할 수 있다.

 

가능태를 현실로 ―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위하여

지금 이 순간의 현실태가 완벽하지 않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직시하고 구조를 이해한다면, 그 안에는 더 나은 방향으로의 가능태가 내재되어 있다. 핵심은 그 간극을 메우는 슬기로운 변화의 설계다. 변화는 ‘결심’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구조의 이해와 실험을 통한 설계에서 비롯된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금, 우리는 새로운 가능태를 꿈꿔볼 수 있다. 단지 기대와 희망에 머무르지 않고, 디지털트

윈과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해 우리의 현실태를 냉철하게 진단하고, 가능태를 설계하며, 그 가능성을 실험하고 실현할 수 있는 출발점에 서 있다.

제2의 한강의 기적은 우연히 오지 않는다. 그것은 지금 이 현실태를 정확히 이해하고, 그 안에서 가능한 미래를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자들에게 주어지는 응답이다. 이제 우리는 현실태와 가능태를 잇는 다리를 놓아야 한다. 이 다리가 새로운 번영과 도약의 길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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