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스 칼럼
신임 과기정통부 장관님께 바랍니다
2025년 11월 06일
7월 17일, 배경훈 신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민간에서 쌓아오신 풍부한 경험과 통찰을 공공의 영역에서 펼치게 된 것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
리고 기술인으로서 깊이 환영하며 큰 기대를 보낸다.
장관의 취임사에서 밝힌 ‘AI 3대 강국 도약’, ‘R&D 생태계 복원’, ‘인재강국 실현’, 그리고 ‘국민 체감형 정책’은 오늘의 시대정신을 정확히 짚은 방향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오늘 대한민국이 절실히 바라는 것은, 단지 빠르고 강한 기술이 아니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국가와 국민이 직면한 문제들을 지혜롭게 해결하는 과학기술이며, 사회적 가치와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따뜻한 디지털 혁신이다.
기술은 문제 해결의 도구여야 한다
이제 과학기술은 단순한 산업 도구를 넘어 일자리, 교육, 기후위기, 고령화, 지역소멸, 사회갈등 등 우리 삶의 복합적 문제들을 해결하는 핵심 수단이 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누구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가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AI 포함)은 대한민국이 직면한 난제를 지혜롭고 체계적으로 풀어내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
그럴 때 비로소 국민은 기술을 신뢰하고, 정책을 지지하며, 함께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실험 없는 실행은 위험하다
장관이 강조한 “실행력 있는 정책”은 분명 필요한 기조이다. 그러나 실행은 선언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실행의 힘은 검증과 시뮬레이션을 바탕으로 한 설계에서 나온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DBSE(Digital Twin-Based System Engineering, 디지털트윈기반 시스템 엔지니어링), 그리고 MOE(Measure of Effectiveness, 효과성 측정지표)와 같은 정책 실험과 예측이 가능한 기술 기반 체계다.
AI와 디지털트윈을 정책 설계에 적극 도입한다면, 정부는 단순한 추진이 아니라 ‘한 번에 옳게 만드는’ 실행력을 갖출 수 있다.
실험 없는 실행은 위험하며, 지표 없는 혁신은 지속되기 어렵다.
기술보다 먼저 혁신해야 할 것은 조직문화다
장관은 “권위와 위계가 아닌 존중과 협력 속에서 일할 수 있어야 진정한 혁신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말은 과학기술 정책 전반을 이끄는 조직 운영 철학에 매우 중요한 통찰을 담고 있다. 출연연 연구자, 공무원, 민간 전문가 등 현장의 주체들이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환경 속에서 역량을 펼칠 수 있어야 비로소 인재가 머물고, 혁신이 지속된다. 몰입이 있는 곳에 성과가 있고, 존중이 있는 곳에 창의와 책임이 자란다.
조직문화가 바뀌어야 진짜 혁신이 시작된다.
기술 중심에서 지혜 중심으로
첨단기술의 급격한 발전 속에서 우리는 하나의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 기술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AI, 반도체, 양자, 바이오… 모든 기술의 중심에는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삶이 있어야 한다. AI는 데이터를 단순히 분석하는 도구가 아니라, 사회 문제를 감지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지혜의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
기술의 나라에서 지혜의 나라로.
이 전환은 과기정통부가 가장 먼저 고민하고 설계해야 할 과제다.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한 지금, 기술보다 지혜가 앞서야 한다.
진짜 대한민국을 위하여 배경훈 장관의 취임은 단지 리더십의 교체가 아니다. 과학기술의 철학과 접근법, 실행 방식이 바뀔 수 있는 전환점이기도 하다.
정책과 기술은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지식에서 지혜로, 기술에서 사람으로, 선언에서 실행으로 나아가는 과기정통부의 변화와 도전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과학기술이 국민의 삶을 바꾸고, 국가의 방향을 지혜롭게 설계하는 시대.
그 중심에, 장관과 과기정통부가 서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