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스 칼럼
AI 춘추전국시대,
국민 행복과 국가 발전을 위한 AI를 다시 생각한다
요즘 세상에서 ‘AI’가 빠진 이야기를 찾기 어렵다. 정책, 산업, 교육, 행정, 심지어 문화 콘텐츠까지, AI는 모든 담론의 중심에 있다. 정부는 “AI가 포함되지 않으면 예산을 지원하기 어렵다”고 할 만큼 이를 중요 전략으로 삼고 있으며, “AI 전사·지휘관·참모 양성”, “10만 AI 인재”, “AI 국가대표” 같은 표현도 일상처럼 등장한다.
한편 대통령은 AI를 ‘국민의 행복과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기술’로 정의하고, 사회 전반의 변화를 이끄는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는 기술 중심이 아니라 사람 중심의 AI, 목적 지향적 AI를 이야기한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 선언에 비해 여전히 AI를 ‘기술 경쟁’과 ‘산업 수단’으로만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하다.
지금 우리는 말 그대로 AI 춘추전국시대에 살고 있다. 기술과 철학, 정책과 산업, 교육과 시장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AI를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쏟아지는 AI 키워드, 무엇이 본질인가?
생성형 AI, 버티컬 AI, 피지컬 AI, AGI(범용 AI), ASI(초지능), 에이전트 AI, 소버린 AI, 산업 AI, AI+X(도메인 특화 AI), 그리고 모두의 AI와 AI 윤리까지. 이름만 들어도 혼란스러운 이 수많은 개념들은, 각기 다른 배경과 목표를 안고 AI의 쓰임을 제시하고 있다.
어떤 AI는 예술 창작을 돕고, 어떤 AI는 노동을 자동화하며, 또 어떤 AI는 국가 안보와 기술 주권을 위한 전략 자산으로 여겨진다. AI 특이점(singularity)을 말하는 사람들도 있고, 공공의 가치나 윤리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
문제는 이러한 다양한 AI 담론들이 공통된 철학이나 목표 없이 병렬적으로 나열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 결과, 일반 시민은 물론 정책 수립자나 교육 담당자도 무엇이 중요하고 어떤 방향이 옳은지를 가늠하기 어렵다.
기술이 아니라 설계가 중요하다
AI는 본질적으로 도구다. 즉, 우리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느냐에 따라 그 쓰임이 달라진다. 단지 기술을 앞세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기술이 사람을 위하고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었는가다.
국민의 삶에서 마주하는 문제 ― 고령화, 지역 불균형, 교육 격차, 저출산, 환경 위기, 행정 비효율 ― 이러한 현실적 과제를 해결하는 데 AI가 활용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국민 행복과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AI의 모습일 것이다.
기술 자체가 목적이 되어선 안 된다. 우리가 기술을 선택하고 구성하는 방식, 그 방향성과 맥락이 훨씬 더 중요하다.
‘AI 3강’과 ‘AI 국가대표’의 의미를 다시 묻다
정부는 “AI 3강” 국가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중국을 뒤쫓아 세계 3위 수준의 AI 기술력을 확보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각 분야의 선도적인 인재와 조직을 ‘AI 국가대표’로 육성하겠다는 아이디어도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3강’이나 ‘국가대표’라는 표현이 단지 기술 경쟁이나 성과 중심의 수사로만 소비된다면, 본래 지향했던 국민 행복과 국가적 기여라는 목표에서 멀어질 위험도 있다.
진정한 AI 국가대표는 알고리즘을 잘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AI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사람의 삶을 개선하는 방법을 설계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AI 3강 역시 기술 순위보다 AI를 활용한 사회적 영향력과 포용성을 함께 지표로 삼아야 한다.
AI 교육, 기술 이전에 가치부터 가르쳐야
초중등 교육에 AI 교과서가 도입되고, 코딩과 알고리즘을 배우는 시대가 됐다. 이는 분명 진일보한 변화다. 그러나 기술만 가르친다고 미래 사회를 준비할 수 있는 건 아니다.
AI 교육은 단순한 도구 사용법이 아니라, AI를 바라보는 관점과 태도를 키우는 교육이어야 한다. “이 기술은 왜 필요한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유용한가?”, “이 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같은 질문이 함께 던져져야 한다.
AI 교과서는 기술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라, 사람과 사회를 위한 기술 철학의 입문서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미래의 시민이자 전문가가 기술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다룰 수 있게 된다.
모두의 AI를 위한 사회적 상상력
‘모두의 AI’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하지만, 이를 실현하려면 기술뿐만 아니라 사회적 합의와 상상력이 필요하다. AI는 특정 기업이나 전문가만의 도구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공동 자산으로 다뤄져야 한다.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하며, 소외계층이나 기술 비문해자에게도 배려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AI 윤리, 신뢰, 거버넌스 논의가 피상적으로 흐르지 않기 위해선, 이 기술이 어떤 가치를 지향해야 하는지에 대한 합의가 먼저다.
AI 춘추전국시대 이후를 준비하자
지금 우리는 AI 기술과 전략이 병렬로 나열되는 과도기에 있다. 이 혼란은 분명 성장통이다. 그러나 이 시기를 지나 진정한 ‘사람을 위한 AI’, ‘국민의 삶을 바꾸는 AI’로 나아가기 위해선, 중심을 다시 세울 필요가 있다.
우리는 단순한 기술 강국이 아니라, AI를 통해 국민이 더 나은 삶을 살고 사회가 더 건강하게 작동하도록 만드는 나라를 지향해야 한다. 그것이 대통령이 말한 “국민 행복과 국가 발전을 위한 AI”의 본질이며, AI 3강 전략과 AI 국가대표라는 개념도 결국 그 철학 위에 있어야 한다.
AI는 결국 인간이 설계한 도구다. 그 도구를 어떻게, 왜, 누구를 위해 쓰는지가 바로 우리가 함께 결정해야 할 미래다.
출처 : 브랜드뉴스(BRAND NEWS)(https://www.ibrand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