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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스 칼럼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디지털트윈으로 마음껏 실패하고, AI로 성공하는 시대

실패를 학습의 기회로

 

매년 10월 13일은 ‘세계 실패의 날’이다. 핀란드 알토대학교 창업 동아리 AaltoES가 시작한 이 날은 실패를 부끄러움이 아니라 학습과 성장의 기회로 존중하자는 취지로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KAIST 실패연구소 설립 이후, 실패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실패를 단순한 낙인으로 보는 대신, 학습과 혁신의 자원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은 “나는 실패한 적이 없다. 단지 작동하지 않는 1만 가지 방법을 찾았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에디슨의 사례는 실패를 탐구와 진보의 필수 과정으로 바라보는 통찰을 보여준다. 실패는 피해야 할 사건이 아니라, 더 나은 모델과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생각은 모델, 실패는 데이터

 

사람이 생각한다는 행위는 본질적으로 모델링과 시뮬레이션이다. 현실을 단순화한 모델을 머릿속에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결과를 예측하며 가정을 검증한다. 모델링은 현실을 구조화하고 본질을 포착하는 과정이며, 시뮬레이션은 만든 모델을 테스트하고 개선하는 과정이다.

 

대부분 사람은 이 과정을 무의식적으로 수행하고 직관과 경험에 의존하기 때문에 모델의 오류를 쉽게 간과한다. 따라서 생각을 잘하려면 모델링과 시뮬레이션을 별도로 훈련하고 체계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 생각을 모델로, 실패를 데이터로 보는 습관은 학습 능력과 판단력을 크게 향상시킨다.

 

실패를 통한 피드백과 학습

 

실패는 자신의 모델이 현실과 얼마나 맞지 않는지를 알려주는 피드백이다. 행동의 결과가 예상과 다르다면 세상이 틀린 것이 아니라 모델이 틀렸다는 신호다. 그러나 많은 사람은 이 신호를 무시하고 자신의 믿음을 강화하는 확증편향에 빠진다. 이로 인해 작은 실패가 점점 큰 실패로 이어지는 몰락(Escalating Commitment)을 경험하게 된다. 실패는 피해야 할 사건이 아니라 모델을 개선하고 학습을 심화하는 과정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실험, 실패를 학습으로 바꾸는 가장 과학적인 방법

 

실패를 학습으로 바꾸는 가장 과학적인 방법은 실험이다. 실험은 성공을 목표로 하지 않고, 실패를 학습 데이터로 활용하도록 설계된다. 좋은 실험은 기존 모델로 설명되지 않는 새로운 영역에서 수행되며, 분명한 목적과 인과 가설을 가지고, 실패하더라도 감당 가능한 수준에서 반복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설계된 실험은 위험을 통제 가능한 실패로 바꾸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델과 전략을 검증하고 개선하는 체계적 과정이 된다.

 

디지털트윈과 가상실험

 

현실에서 실패는 비용과 위험이 크지만, 디지털트윈 기반 가상실험 플랫폼에서는 제약이 거의 사라진다. 디지털트윈은 현실 시스템을 정밀하게 가상 복제한 모델로, 머릿속에서 수행하던 모델링과 시뮬레이션을 외부화하고 시각화한 도구다. 이를 통해 현실에서 감당할 수 없는 실패도 안전하게 실험할 수 있으며, 수백, 수천 가지 시나리오를 동시에 검증할 수 있다.

 

특히 국방 분야에서는 평시에도 전쟁과 같은 상황을 반복적으로 연습해야 한다. 현실에서 반복 훈련은 비용과 위험이 크지만, 디지털트윈 가상실험을 활용하면 전투 시나리오를 안전하게 반복 학습할 수 있다. 기업에서도 매일매일이 전쟁과 같은 경쟁 환경 속에서, 가상 실패를 통해 전략과 신제품, 대응 방안을 시험하고 검증할 수 있다. 이러한 실패의 데이터는 AI 학습의 핵심 재료가 되어 더 현명한 판단과 전략 수립으로 이어진다.

 

 

기업과 조직에서의 실험문화

 

기업 경영에서도 실험은 필수적이다. 하버드대 스테판 톰케 교수는 연간 수천 회 이상의 비즈니스 실험을 수행하는 기업이 전통적인 Plan-Do-See 방식보다 훨씬 빠르고 유연하게 혁신하며 기업가치를 높인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공직사회에서도 감사 때문에 보수적 접근을 하던 관행을 가상실험을 통해 적극 행정으로 바꾸는 시도가 가능하다. 실패를 안전하게 경험하고 학습하도록 조직 문화를 설계하면, 공직사회가 활성화되고 이는 곧 나라의 활력으로 이어진다.

 

실패를 설계의 일부로

 

결국 실패는 금기가 아니라 설계의 일부다. 무모한 실패는 위험하지만, 감당 가능한 실패는 학습과 혁신의 필수 조건이다. 디지털트윈 기반 모델링과 시뮬레이션을 활용하면 실패를 통제 가능한 변수로 바꾸고, 생각을 검증 가능한 지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생각하고, 실험하고, 배우는 과정이 바로 더 나은 세상과 더 현명한 자신을 만드는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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