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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스 칼럼

미리 해볼 수 있다면

VUCA 시대, 미리 보는 힘과 그 효과

정주영 현대 창업자는 늘 이렇게 물었다.

 

“이봐, 해봤어?”

 

그 질문은 무모한 도전을 부추기는 구호가 아니었다. 가능성과 방법을 먼저 검증하라는, 현장 중심의 권유였다. 오늘날 그 질문은 이렇게 진화한다.

 

“미래를 미리 해봤어?”

 

VUCA가 심화된 시대

 

세상은 더 빠르게 변하고, 과거 경험은 더 빨리 무용해진다. 변화의 속도는 빨라지고, 변수와 이해관계자는 폭증하며, 같은 현상도 서로 다르게 해석된다. 한 번의 실패가 막대한 비용과 신뢰 손실로 이어지는 환경에서 “나중에 고치면 된다”는 생각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IoT와 빅데이터, AI 기술은 세상을 더 잘 이해하게 만든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역설적이다. 데이터는 특정 시점의 현상만 보여줄 뿐 본질과 구조는 숨긴다. AI는 패턴과 상관관계를 정답처럼 보이게 하고, VR과 메타버스는 현실과 거의 구분이 안 되는 장면으로 몰입감 착각을 만든다. 보이는 것은 많아졌지만, 중요한 것과 본질은 여전히 가려져 있다. 눈앞의 장면과 데이터만 믿으면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 어렵고, 판단은 위험해진다.

 

 

미리 해보는 사고의 힘과 효과

 

미리 해본다는 것은 단순히 실패를 피하는 것이 아니다. 모델링과 시뮬레이션, 디지털트윈, DBSE(Digital twin-Based Systems Engineering)을 통해 가상에서 검증하면, 우리는 실패 비용을 현실에서 치르지 않고도 경험을 쌓을 수 있다.

 

그 효과는 실로 엄청나다. 비용 절감과 시간 단축, 품질 향상, 리스크 경감뿐 아니라, 불가능해 보였던 일도 가능하게 만든다. 커제는 알파고에게 패한 후 이렇게 말했다.

 

“인류가 지난 수천 년간 개발하고 검증한 여러 전술을 구사했지만, 컴퓨터는 그것이 완전히 틀렸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 경험은 단순한 패배가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질문이었다.

 

한국디지털트윈연구소는 이미 모델링·시뮬레이션, 디지털트윈, DBSE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활용하면 조직과 산업은 디지털트윈 기반으로 시스템을 설계·검증하며 미래 시나리오를 안전하게 실험하고, 판단과 결정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특히, 이 기술과 역량이 국가 차원에서 활용될 때 AI 3강, 피지컬 AI 1강 달성뿐 아니라, First Mover의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단순한 의지와 도전 정신만으로는 First Mover가 될 수 없지만, 준비된 기술과 검증된 방법, 체계적 접근이 국가 단위로 뒷받침된다면 실질적 선도자가 될 수 있다.

 

안 하는 이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조직과 개인은 미리 해보기를 하지 않는다. 법과 절차가 마련되어 있지 않거나, 예방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실패 경험 때문에 신뢰하지 못한다. 기술과 공학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해 과학적 발견, 기술 개발과 공학적 실행을 혼동하고, 시각화와 몰입형 경험만 믿고 사고 구조를 갖추지 않으며, 무엇보다 미리 해보는 문화가 조직에 자리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미리 해보지 않는 것은 능력 부족이 아니라 태도와 구조의 문제다. 눈에 보이는 결과만 믿고 과정과 구조를 점검하지 않는 한, 아무리 과학기술이 발전해도 위험과 혼란은 반복된다.

 

 

국가와 조직이 살아있는 실험실을 만들 때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살아있는 실험실’을 만들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산업과 도시, 사회, 군사까지 다양한 영역을 실험장으로 활용하며 IoT, AI, 3D/XR, 디지털트윈을 현실과 가상에서 동시에 적용한다. 실패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상과 현실에서 반복 실험하며, 데이터를 구조 위에 올리고 시나리오를 검증한다. 그 결과, VUCA 환경에서도 통제 가능한 대응 능력을 확보한다.

 

우리는 국가 단위의 자원은 부족하지만, 한국디지털트윈연구소가 확보한 모델링·시뮬레이션, 디지털트윈, DBSE(Digital twin-Based Systems Engineering) 기술을 활용해 조직 단위의 살아있는 실험실을 만들 수 있다. 이를 통해 데이터와 시나리오를 사고 구조 위에 올리고, 미리 실험하며, 의사결정의 신뢰도와 속도, 혁신 가능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 나아가, 국가 차원의 전략적 활용을 통해 AI 3강, 피지컬 AI 1강 달성과 First Mover가 현실화될 수 있다.

 

결론

 

VUCA가 심화되고, 데이터와 AI, 3D·XR 기술이 세상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시대에, 핵심 경쟁력은 속도가 아니라 미리 해보는 사고와 검증 능력이다. 눈으로 보이는 것, AI가 계산한 것, 몰입되는 장면은 도구일 뿐이다. 판단의 기준은 과정과 구조, 본질과 원리에 있다.

 

미래를 미리 해볼 수 있다면, 우리는 더 크게 도전할 수 있고, 틀리더라도 덜 크게 다치며, 불확실성을 통제할 수 있다. 비용 절감과 시간 단축, 품질 향상, 리스크 경감뿐 아니라, 불가능했던 일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 아는 것은 유한하지만, 미리 해볼 수 있는 가능성은 무한하다.

 

우리는 화려한 AI와 3D 환상 속에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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