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스 칼럼
AI로
Mission Autonomy를
실현할 수 있을까?
설마가 사람 잡는다.
VUCA 시대, 국가안보와 디지털트윈 기반 의사결정 체계의 필연성
AI 기술의 발전은 국방과 국가안보의 풍경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자율무기, 무인체계, AI 기반 지휘통제, 지능형 작전지원은 더 이상 미래의 개념이 아니다. 이미 전력 경쟁의 핵심 요소로 작동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의 진보 속도에 비해, 자율에 대한 전략적 이해는 여전히 뒤처져 있다. 지금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단순하다.
AI만으로 국가 차원의 Mission Autonomy를 실현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기술의 성능을 묻는 것이 아니다. 국가안보 체계가 어떤 구조 위에서 기획되고, 획득되며, 운용되고, 진화해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이다.
VUCA의 심화는 왜 안보의 전제를 무너뜨리는가
오늘날의 안보 환경은 더 이상 명확한 전쟁과 평시의 구분 위에 있지 않다. 정치, 군사, 경제, 기술, 정보, 사이버 영역은 서로 얽혀 있고, 위협은 전쟁 이전 단계에서 이미 작동한다. 변화의 속도는 인간의 대응 능력을 초과하고, 불확실성은 예외가 아니라 상수가 되었으며, 복잡성은 단일한 해석을 허용하지 않는다. 상황의 의미조차 하나로 정의되지 않는다.
이러한 VUCA 환경에서 과거의 의사결정 구조는 구조적으로 지연을 내포한다. 정보 수집, 분석 보고, 판단과 명령의 전달이라는 순차적 과정은 이미 전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현대 분쟁에서 결정의 속도 자체가 전력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각국은 자율을 요구한다. 그러나 이 지점에는 위험한 오해가 숨어 있다. 자동화와 자율을 동일시하는 순간, 국방은 오히려 더 불안정해진다. 전제가 무너지는 순간, 규칙 기반 시스템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 오작동하고, 그 결과는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방에서의 자율은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 통제 가능한 판단 구조의 문제다.
국방에서 Mission Autonomy가 의미하는 것
국방에서 Mission Autonomy란 무기체계가 혼자 움직이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그것은 주어진 작전 목적을 이해하고, 변화하는 전장 환경과 제약 조건을 고려하며, 여러 행동 대안 중 하나를 선택하고, 그 선택이 만들어낼 결과를 감내할 수 있는 의사결정 능력을 의미한다.
핵심은 행동이 아니라 판단이다. Mission Autonomy가 성립하려면 시스템은 “무엇을 했는가”가 아니라 “왜 그 선택을 했는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설명할 수 없는 자율은 통제할 수 없고, 통제할 수 없는 자율은 국방에서 허용될 수 없다.
그래서 Mission Autonomy는 센서 반응형 무인체계나 사전 규칙에 묶인 자동화로 구현되지 않는다. 군사 작전은 언제나 선택의 연속이며, 그 선택은 전술적 결과를 넘어 전략적 파급과 확전 가능성까지 포함하기 때문이다.
군이 활용하는 AI는 어디까지 왔는가
오늘날 군은 이미 다양한 형태의 AI를 운용하고 있다. 인식 AI는 감시·정찰의 범위를 확장했고, 생성형 AI는 방대한 정보를 요약하며, 에이전트 AI는 임무 분해와 계획 수립을 보조한다. 피지컬 AI는 무인기, 무인함정, 무인지상체계를 통해 전장에 투입되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AI에는 공통된 한계가 있다. 선택의 결과를 검증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AGI나 ASI가 등장하더라도 이 한계는 자동으로 사라지지 않는다.
지능이 높아진다고 해서, 특정 선택이 만들어낼 전장 전개와 전략적 파급 효과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결과를 실험하지 못하는 판단은 결국 추측에 머문다. 국방에서 추측에 기반한 자율은 치명적이다.
왜 AI는 군사 자율의 벽에 부딪히는가
AI는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능성이 높은 판단을 제시할 수 있다. 그러나 군사 의사결정은 확률의 문제가 아니라 결과의 문제다. 지금 이 선택이 작전을 성공으로 이끄는지, 아군 피해를 키우는지, 전략적 목표에 부합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이 판단은 과거 사례의 요약으로는 불가능하다. 반드시 “이 선택을 했을 때의 미래”를비교해야 한다. 이 지점에서 AI는 구조적으로 멈춘다. 그래서 인간 개입 없는 Level 4 이상의 군사 자율은 AI만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디지털트윈은 국방 의사결정의 전제 조건이다
군사 의사결정은 본질적으로 실험을 요구한다. 그러나 현실 전장은 실험이 허용되지 않는다. 실패 비용은 곧 인명 피해와 국가적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 한계를 극복하는 수단이 디지털트윈이다. 디지털트윈은 전장 환경, 무기체계, 지휘체계, 적의 반응을 가상 공간에서 연결해 다양한 선택지를 실행해볼 수 있게 한다. 이를 통해 각 선택이 만들어낼 결과와 위험을 비교하고 검증할 수 있다.
이 구조가 없으면 자율은 판단이 아니라 추측이 된다.
BAS와 DBSE는 왜 기획·획득 단계부터 필요한가
Big Data, AI, Simulation이 결합된 BAS 구조는 단순한 기술 조합이 아니다. 이는 국가 차원의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는 최소 조건이다. 데이터는 현재를 설명하고, AI는 복잡한 상황을 이해 가능한 형태로 재구성하며, 시뮬레이션은 선택의 결과를 미래로 실행한다.
이 구조는 운용 단계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무기체계를 기획하고, 요구사항을 정의하고, 획득하는 순간부터 Mission Autonomy를 고려하지 않으면, 그 체계는 평생 자율을 흉내만 내다 퇴역하게 된다.
DBSE, 즉 디지털트윈 기반 시스템 엔지니어링은 이 문제를 총수명주기 관점에서 다루는 방법론이다. 이는 무기체계 개발을 넘어 작전 개념, 교리, 훈련, 시험·평가, 운용과 진화를 하나의 판단 체계로 묶는다. 이 구조 위에서만 Mission Autonomy는 관리 가능해진다.
결론: Mission Autonomy는 기술 문제가 아니라 국가 구조의 문제다
AI로 Mission Autonomy를 실현할 수 있을까? 국방·국가 전략 관점에서의 답은 분명하다. AI만으로는 불가능하다.
Mission Autonomy는 더 큰 모델이나 더 많은 데이터로 달성되지 않는다. 이는 기술 경쟁이 아니라 구조 경쟁이다. VUCA 시대의 국가안보는 디지털트윈 기반 의사결정 구조를 갖춘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로 갈릴 것이다.
Mission Autonomy는 AI의 과장이 아니라, AI의 한계를 정확히 인식한 지점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출발점에는 언제나 가상실험, 즉 디지털트윈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