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스 칼럼
AI는 인간지능을 대체할까?
디지털트윈이 완성하는 사고의 확장
대체라는 질문의 오류
AI가 발전할수록 인간지능이 대체될 것이라는 우려가 반복된다. 계산 속도와 기억 능력, 복잡한 문제 처리에서 AI는 이미 인간을 앞선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AI가 인간을 넘어서지 않을까”라는 질문이 나온다.
하지만 이 질문은 출발점부터 어긋나 있다.
AI, 모델링 시뮬레이션(M&S), 디지털트윈은 인간지능의 경쟁자가 아니라 사고를 확장하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M&S는 생각을 검증하는 기술
모델링은 인간의 가정을 구조로 만드는 과정이고, 시뮬레이션은 그 가정이 시간과 조건 속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실험하는 과정이다. 이는 계산 이전에 사고가 필요하다. 무엇을 단순화할지, 무엇을 남길지 결정하는 순간 이미 인간지능이 개입한다.
그래서 M&S는 생각을 대신해주지 않는다. 생각을 정리하고, 생각이 맞는지 틀린지를 확인해주는 도구다.
AI는 사고를 전개하는 확장 장치
AI 역시 인간지능의 확장이다.
AI는 인간이 설정한 목적, 기준, 데이터 위에서만 작동한다. AI가 보여주는 ‘지능’은 인간의 사고를 더 빠르고 넓게 전개한 결과다. 문제 정의가 없으면 AI도 아무 역할을 하지 못한다.
AI는 스스로 욕구를 만들지 못하고, 의미를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인간지능을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사고를 증폭시키는 장치에 가깝다.
디지털트윈은 판단의 실험실이다
디지털트윈이 더해지면 사고의 확장은 한 단계 올라간다.
디지털트윈은 현실 시스템을 그대로 복제하는 기술이 아니라, 현실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수준으로 모델을 만들고 그 위에서 수많은 가정을 실험할 수 있게 한다.
“이 선택을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조건이 바뀌면 결과는 어떻게 달라질까?”
디지털트윈은 현실에 적용하기 전에 판단을 검증할 수 있는 가상 실험 공간이다.
최적의 의사결정이란 무엇인가
디지털트윈과 AI가 결합되면 ‘정답’을 자동으로 내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달라지는 것은 의사결정의 질이다. 최적이란 하나의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목적과 제약, 위험을 고려했을 때 가장 설득력 있는 선택지를 찾는 것이다.
AI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시뮬레이션은 그 가능성이 논리적으로 맞는지 검증하며, 디지털트윈은 그것이 현실 시스템에서 성립하는지를 확인한다. 이 반복 속에서 의사결정은 점점 성숙해진다.
한계가 있는 지능과 닫히지 않은 지능
AI는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는 지능이다.
주어진 모델과 목적 함수 안에서만 작동한다. 반면 인간지능은 성능에는 한계가 있지만, 사고의 방향에는 상한이 없다. 전제를 의심하고, 목표를 바꾸며, 다른 문제를 새로 만들어낼 수 있다.
디지털트윈은 이 인간지능의 열린 구조를 가장 잘 확장해주는 기술 중 하나다.
일자리는 사라져도 일은 사라지지 않는다
AI와 디지털트윈은 많은 일자리를 바꿀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욕구가 사라지지 않는 한 일은 사라지지 않는다. 일은 욕구에서 비롯된 문제 해결 행위이고, 기술은 그 방식을 바꿀 뿐이다.
앞으로 남는 일은 문제를 정의하고, 기준을 세우며, 선택의 결과에 책임지는 일이다.
맺으며
AI, 모델링 시뮬레이션(M&S), 디지털트윈은 인간지능을 대체하지 않는다. 그것들은 사고를 검증하고, 전개하고, 현실과 연결하는 확장 도구다.
최적의 의사결정은 자동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다만 디지털트윈을 통해 책임질 수 있는 수준까지 정교해질 뿐이다.
결국 AI 시대의 질문은 변하지 않는다. AI가 인간지능을 대체할 것인가가 아니라, 인간은 이 확장된 사고를 활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