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스 칼럼
AI시대, 교육과 소버린 AI
주체적 삶과 변하지 않는 가치를 기반으로 한 지혜 교육
AI와 우리의 교육 현실
AI가 수능을 단 2시간 만에 풀어낸 시대가 왔다. 문제를 푸는 속도 경쟁에서 뒤처졌다고 자책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건, 우리가 여전히 정답 중심 교육에 머물러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제 우리는 교육의 목적을 다시 물어야 한다. 우리가 키우려는 국민은 단순히 빠르게 정답을 찾는 사람인가, 아니면 스스로 삶을 설계하고 문제를 정의하며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인가?
AI 시대, 주체적 인간의 길
AI 시대의 핵심은 주체적 인간이다. AI는 강력한 도구지만, 판단과 책임은 인간에게 있다. 교육은 먼저 격물치지(格物致知), 현실과 문제의 본질을 탐구하고 이해하며 사고를 확장하는 모델링·시뮬레이션 능력을 길러야 한다. 이어 성의정심(誠意正心)과 수신(修身), 자신의 마음과 목적을 정직하게 다스리고 자기 삶과 사고를 단련하여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하는 시스템 엔지니어링 역량으로 연결해야 한다.
이 능력들을 통해 학생들은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에 필요한 방법과 도구를 식별하며, 최적의 해결책을 찾아 실행할 수 있다. 모델링·시뮬레이션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생각의 확장이고, 시스템 엔지니어링은 인간이 현실과 가치, 그리고 책임을 통합하여 문제를 설계하고 해결하는 과정이다.
국가대표 AI, 정책과 현실의 격차
하지만 이번 수능 기반 글로벌 AI 평가에서 드러난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선정한 5개의 국가대표 AI, 즉 소버린 AI 후보들은 전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이는 기술적 완성도 부족만의 문제가 아니다. AI를 설계하고 개발하는 과정, 교육과 평가, 정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기술뿐 아니라, 주체적 인간과 시스템적 사고를 갖춘 인재 육성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소버린 AI 시대가 열릴 수 있다.
변하지 않는 가치와 인간의 책임
핵심은 변하지 않는 것을 알고, 변하지 말아야 할 가치를 세우는 것이다. 인간 존엄, 자유, 책임, 사랑과 지혜 같은 근본적 가치를 기준으로 삼으면, 어떤 환경과 기술 변화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합리적·창의적·책임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다. AI는 저층 사고를 돕는 도구일 뿐, 인간이 책임져야 할 고층 사고, 즉 문제 정의, 가설 설정, 검증, 판단은 인간의 몫이다.
모델링·시뮬레이션과 시스템 엔지니어링 교육은 인간이 AI와 도구를 활용하면서도 주체적 사고와 책임 있는 선택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사람은 더 깊게 사고하고, 더 크게 상상하며, 더 넓은 책임을 질 수 있는 존재로 성장한다.
애기애타와 공동체 중심의 교육
AI 시대 교육의 궁극적 목적은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자유와 행복, 그리고 공동체를 위한 책임 있는 선택 능력이다. 애기애타(愛己愛他), 나와 타인을 사랑하며 지혜롭게 관계 맺는 삶은 기술이 아니라 가치와 성찰에서 나온다. 교육과 정책이 방향을 잃으면 국가대표 AI도, 국민도 길을 잃는다. 하지만 교육과 개발, 정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AI와 기술을 사고와 문제 해결의 도구로 활용하는 법을 가르친다면, 우리는 세계 무대에서 새로운 기준과 경쟁력을 만들 수 있다.
결론: 선택은 교육에서 시작된다
결국 선택은 우리에게 달렸다. AI에 길들여지는 국민을 만들 것인가, AI와 기술을 주체적으로 활용하며 삶과 공동체를 설계하는 국민과 엔지니어를 키울 것인가. 소버린 AI 시대는 기술이 아니라, 격물치지·성의정심·수신과 모델링·시뮬레이션, 시스템 엔지니어링, 변하지 않는 가치와 책임을 반영한 교육 선택에서 시작된다. 우리의 국가대표와 미래는 여기에서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