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스 칼럼
AI 강국이 아니라 인간 강국으로
AI를 설계하고, 학습시키고, 활용하는 주체는 인간이다.
요즘 “AI 강국”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인공지능 기술을 선점하는 나라가 미래를 주도한다는 주장이다. 물론 AI는 강력한 도구다. 하지만 진짜 목표는 AI 강국이 아니라 인간 강국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AI는 스스로 존재하지 않는다. AI를 설계하고, 학습시키고, 활용하는 주체는 인간이다. 다시 말해 인간이 강해져야 AI도 제대로 만들고 제대로 쓸 수 있다. 인간이 약하면 AI는 위험한 도구가 되고, 인간이 강하면 AI는 더 큰 지혜와 성과를 낳는 조력자가 된다.
주체-객체 질서
인간은 주체이고, AI는 객체다. 이 질서가 뒤바뀌면 사회의 기본 구조마저 흔들릴 수 있다. 인간이 주체이기를 포기하면, AI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결정권을 가진 존재처럼 기능하게 되고, 기술은 인간을 돕는 수단이 아니라 지배하는 수단이 될 위험이 크다. 따라서 인간은 어떤 상황에서도 주체로 서야 한다.
이치와 지혜
인간 강국의 근간은 지혜(智慧)다. 지혜란 사물의 이치를 깨닫고, 순리에 맞게 처리하는 능력이다. 공자가 말했듯, “아는 것은 안다 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 하는 것”이 참 앎이며, 소크라테스가 일깨운 “너 자신을 알라”는 자기 인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대학》의 가르침, 즉 격물치지(格物致知) → 성의정심(誠意正心) →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는 개인의 깨달음이 사회와 세상으로 확장됨을 보여준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답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본질을 깨닫고 지혜를 실천하는 주체는 오직 인간이다.
디지털트윈과 가상실험
여기에 디지털트윈과 가상실험이 더해지면, 인간의 지혜를 현실에 적용하는 능력이 크게 확장된다. 단순한 데이터 처리나 예측을 넘어, 인간은 가상 환경에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실험하고 최적의 결정을 탐색할 수 있다. AI는 그 과정을 지원하며, 인간은 주체로서 선택과 판단을 수행한다. 즉, 디지털트윈과 가상실험은 지혜를 현실에 구현하는 확장된 사고와 실천의 장이다.
인간 강국과 철학
인간 강국은 두 축으로 세워진다.
첫째, 인간 능력 강화다. 지식, 창의력, 판단력, 문제 해결 능력 같은 본질적인 힘을 키워야 한다. AI와 디지털트윈은 이를 보완하고 증강하는 도구일 뿐이다.
둘째, 인간성 강화다. 윤리와 가치, 공동체 의식, 배려와 존중 같은 인간다움이 살아 있어야 한다. 기술이 사람을 소외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더 인간답게 만드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바로 철학(Philosophy)이다. 철학은 ‘지혜를 사랑함(Love of Wisdom)’을 뜻한다. 곧 철학은 지혜와 사랑의 합이다. AI와 디지털트윈이 아무리 똑똑해도, 그 지혜를 어떻게 활용하고 사람을 위해 쓸 것인가는 인간의 선택과 철학에 달려 있다.
결국 AI 강국은 중간 목표일 뿐이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최종 목적은 AI와 디지털트윈을 활용해 더 현명하고 더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내는 인간 강국, 곧 철학이 살아 있는 강국이다. AI와 디지털트윈은 도구, 인간은 주체, 지혜와 사랑이 사회를 움직이는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