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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스 칼럼

AI 3강, 구조적 한계를 넘어야 가능하다

성능 경쟁에서 지혜 경쟁으로

AI 3강 달성을 위해 국가 차원의 막대한 예산과 역량이 집중되고 있다. GPU 26만 장 확보는 분명 인상적인 성과다.

 

하지만 AI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성능 경쟁만으로는 진정한 AI 강국이 될 수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빠른 AI가 아니라, 더 지혜로운 AI다.

 

 

1. 외삽(Extrapolation)의 한계

 

AI는 학습된 데이터 범위 내에서 패턴을 찾는 데 강점을 가진다. 그러나 학습 범위를 벗어난 새로운 상황 – 즉 외삽 영역에서는 신뢰할 만한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

 

평상시 교통 데이터를 학습한 AI는 출퇴근 시간대의 흐름을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지만, 전례 없는 폭우나 지진이 발생하면 도로 붕괴, 대피, 교통 통제 같은 비정형 변수로 인해 예측이 무용지물이 된다.

 

금융시장에서도 과거 데이터만으로는 팬데믹이나 지정학적 위기 같은 돌발 사건을 포착하지 못했다.

 

의료 분야의 AI 역시 기존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했기 때문에 신종 질병이나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면 치료 효과를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 AI는 결국 ‘보았던 세상’에는 강하지만, ‘처음 보는 세상’ 앞에서는 여전히 무력하다.

 

2. 인과관계(Causality)의 한계

 

AI는 상관관계를 찾는 데는 뛰어나지만, 원인과 결과를 이해하거나 설명하는 능력은 부족하다.

 

의료 AI가 특정 약물과 회복률의 상관관계를 학습하더라도, 실제 원인이 약물인지 생활습관인지 구분하지 못한다.

 

정책 분석에서도 교육 수준과 범죄율의 상관관계를 파악할 수는 있지만, 교육정책이 실제로 범죄 감소의 원인이라고 설명하지는 못한다.

 

이런 한계는 정책과 전략의 판단 오류로 직결된다.

 

AI가 내놓은 결과를 진실로 오해하면, 상관관계를 원인으로 착각한 채 잘못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3. 동적시스템(Dynamic Systems)의 한계

 

세상은 정적이지 않다.

 

자연, 사람(People), 그리고 사람이 만든 문명(Systems)이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변화한다. 미래는 과거의 단순한 연장선이 아니며, 변화는 비선형적이다.

 

그야말로 VUCA(Volatility, Uncertainty, Complexity, Ambiguity) – 변동성과 불확실성, 복잡성과 모호성이 공존하는 시대다.

 

이러한 현실 세계는 본질적으로 동적 시스템(Dynamic System)이다.

 

그런데 현재의 인식형 AI와 생성형 AI는 정적 데이터에 최적화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과거 데이터를 학습하고 그 범위 내에서 인식하고 생성하는 데는 탁월하지만, 시간과 상호작용이 얽힌 피지컬 AI(Physical AI)나 에이전트 AI(Agent AI) 수준의 복잡한 환경에서는 한계가 명확하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는 끊임없이 변하는 도로, 날씨, 보행자, 차량 간 상호작용을 실시간으로 판단해야 한다. 단순히 과거 데이터를 학습한 정적 모델로는 실시간 의사결정을 수행하기 어렵다. 기후 예측, 경제 시스템, 사회적 행동 모델 모두 이런 복잡계의 예다.

 

특히 국방 분야는 그 한계가 더욱 치명적이다. AI 지휘관, AI 참모, 무인·자율 전투체계를 구현하려면, 실제 전장 상황에서 축적된 데이터가 필요하다. 그러나 실전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다 – 디지털트윈 기반의 가상환경에서 24시간 365일 실전 같은 훈련을 반복하며 데이터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렇게 해야만 AI가 실제 전장 환경을 이해하고, 예측하고, 자율적 판단을 수행할 수 있다.

 

결론: AI의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이 세 가지 구조적 한계 – 외삽, 인과관계, 동적시스템 – 은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AI가 세상을 인식하고 이해하는 방식의 근본적 제약이다. 아무리 많은 GPU를 확보하고 데이터를 쌓아도, 이 한계를 넘지 못한다면 AI 3강의 비전은 허상에 머물 것이다.

 

이제는 데이터 중심(Data-driven)에서 원리 중심(Principle-driven) 으로 전환해야 한다. 빅데이터와 AI에 시뮬레이션을 결합한 BAS(Big data + AI + Simulation) 접근이 그 해답이다. 가상실험을 통해 인과관계를 탐색하고, 새로운 상황을 검증하며, 복잡한 시스템의 변화를 이해할 수 있다.

 

GPU 26만 장을 모두 사지 않아도 좋다. 25만 9천 장만 사고, 남은 천 장 예산만이라도 AI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 그래야 GPU 26만 장 확보의 성과를 지혜로 전환하고, 대통령이 제시한 국민 행복과 국가 발전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다.

 

AI 3강 달성을 위한 본질적 한계와 현실적 제약조건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지혜로운 극복방안에 대한 열린 논의가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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