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스 칼럼
디지털트윈 이야기 51부
무안공항 사고로 본 복합 시스템 사고 예방과 대응
2025년 01월 07일
25년 새해를 맞이하기 3일밖에 남지 않았던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안타깝고 참담한 사고가 발생했다. AI 시대를 살아가는 기술자로서 이번 사고는 깊은 책임감을 일깨우는 사건이었다. 항공 안전뿐만 아니라 복합 시스템(SoS: System of Systems)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의 가능성과 위험성을 다시금 상기시켰으며, 이를 통해 기술자의 역할과 디지털트윈 기술의 중요성을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
많은 전문가와 언론이 사고 원인에 대해 다양한 분석과 추정을 내놓고 있지만, 항공사고는 단순히 기체 결함이나 조종 실수만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항공기, 공항 운영 시스템, 환경, 인간의 행동, 프로세스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얽혀 사고를 유발한다. 이러한 문제는 항공뿐만 아니라 제조업, 에너지 설비, 스마트시티 등 다른 복잡한 시스템에서도 유사한 패턴으로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복합 시스템의 구조와 작동 원리를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문제를 정의하며, 효과적인 해결책을 설계하는 기술적 접근이 반드시 필요하다.
디지털트윈은 실제 시스템을 가상 환경에서 재현하여 다양한 상황을 시뮬레이션함으로써 사고 가능성을 사전에 분석하고 점검하여 위험을 제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공항 주변 환경을 디지털로 복제해 조류의 이동 경로를 예측하고 충돌 가능성을 분석해 예방책을 마련할 수 있다. 또한, 항공기와 공항 운영 시스템 간의 상호작용을 가상 환경에서 시험해 착륙 시스템의 결함을 사전에 확인하고 개선할 수도 있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에도 디지털트윈은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사고 현장의 구조 활동을 시뮬레이션해 최적의 구조 방안을 도출하거나, 공항 내 연료 저장소나 주변 시설 등 다른 시스템에 미칠 영향을 예측해 연쇄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사고 이후에는 당시 데이터를 재구성해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유사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새로운 설계와 프로세스를 개발할 수 있다.
이 기술은 항공을 넘어 제조업, 스마트시티, 에너지,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도 적용 가능하다. 제조업에서는 설비 결함으로 인한 대규모 사고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고, 스마트시티에서는 교통사고와 같은 도시 안전 문제를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다. 또한, 에너지 설비의 안정적 운영을 지원하거나 의료 시스템의 최적화와 긴급 상황 대응에도 활용될 수 있다.
디지털트윈은 복합 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강력한 도구지만, 기술은 도구일 뿐 이를 올바르게 활용하는 것은 기술자의 몫이다. 문제의 본질을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으며, 기술적 한계를 인정하고 전문가, 데이터, 협력 네트워크를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디지털트윈의 성능은 데이터와 원리를 기반으로 발전하므로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안공항 사고는 디지털트윈 기술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강하게 일깨운 사건이었다. 사고를 예방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며, 사후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트윈은 필수적인 도구다. 그러나 기술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를 활용할 기술자들의 태도, 협력, 그리고 책임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사고가 기술자와 안전 전문가, 시스템 공학자가 협력해 디지털트윈 기반 사고 예방 및 대응 시스템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부상자와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